나는 고기보단 해산물을 좋아한다. 근 20년을 마장동 가깝게 살았지만 소고기를 먹으러 찾아간 적이 손에 꼽을 정도로 소고기엔 특히 감흥이 덜한 편이다. 뉴욕 와서도 기념일마다 스테이크하우스를 갔지만 스테이크보다 디저트가 더 기억에 많이 남았다. 그런 나의 마음을 돌린 유일한 곳이 바로 피터루거 스테이크하우스였고, 뉴욕 가는 사람들에게 꼭 한 군데만 추천하라면 망설임 없이 피터루거를 고를 것 같다. 그래서 쓰는 애정 듬뿍 포스팅…>_<
피터 루거 스테이크 하우스
+1 718-387-7400
https://goo.gl/maps/MQSauDZsAXrkFgbc9
뉴욕 3대 스테이크에 대해서는 이견이 꽤나 있는 것으로 아는데, 부동의 1-2위는 울프강과 피터루거다. 주워 듣기로는 피터루거하우스가 더 오래되었고, 여기서 일하시던 분이 나와서 차린게 울프강이라고 한다. 그래서 피터루거는 좀 오래되고 코지한 분위기에 서버들도 모두 중년의 아저씨들인데 비해 울프강은 좀더 팬시하고 모던한 느낌의, 차려입고 가야할 것 같은 스테이크하우스이다. 둘 중에 어딜 갈까 고민하다가, 울프강은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고 있어 곳곳에 지점이 있지만 피터루거는 오직 뉴욕에만 있는 곳이라 선택하게 되었다.
첫 방문은 2022년 1월 겨울 디너였다. 예약이 워낙 치열해서 한 달 전쯤 예약을 해놓았고, 노쇼페널티가 꽤 센 편이라서 까먹지 말아야지 하고 긴장하고 기다렸다. 입장하자마자 걸려있는 액자들에서 깊은 역사를 느낄 수 있었다.
한 해도 빠지지 않고 뉴욕 탑 스테이크하우스, 뉴욕 베스트 레스토랑이라 기대감이 올라갈 수밖에!
기다리면서 술 한 잔 할 수 있는 바도 있다. 바 사진 한 장으로 느낄 수 있는 이곳의 분위기 :> 오래된 미국 음식점의 느낌이 낭낭해서 더 좋았다.
앉자마자 식전빵과 버터왕창과 소스를 냅다 던져주고 가셨다. 소올직히 말하면 그렇게 친절한 느낌은 아니었는데, 그마저도 그 가게의 프라이드 같아보여 기분 나쁘진 않았다. 약간 욕쟁이 할머니 가게 같은 느낌…? ㅋ ㅋ ㅋ ㅋ 다만 가게가 넓고 공간도 분리되어 있는데다가 사람도 엄청 많으니 서버분들이 좀 한~~참 있다가 오신다. 주문을 하려면 아이컨택의 노력이 많이 필요함… 그에 비해 계산은 아주 빠르게 해주심…ㅎ 이런 분위기임을 감안하고 가면 좋을 것 같다.
식전빵. 따뜻한 빵에 버터는 말모말모 근데 대단한 맛은 아니고 그냥 아는 맛
애피타이저로 시킨 토마토양파랑 베이컨. 토마토양파 저거 한 접시에 10몇불이더라 아무튼 기가 차는 가격인데 진짜 머스트오더 강추 곱하기 백이다. 왜 맛있는지 모르겠는데 진짜 아삭아삭하고 맛있고 피터루거 소스랑 개찰떡이다. 난 아직도 이해가 안가 저게 뭐라고 그렇게 맛있는지 ㅜㅜㅜ 그리고 베이컨은 비주얼부터 합격이지 않은가! 포터하우스 먹을거라 멋도 모르고 한 장 시킨 우리 자신을 원망하게 되는 맛이었다.
포터하우스 등쟝… 사실 먹다가 생각나서 사진 찍은거라 그릇이 좀 비어보이지만, 그릇 꽉차게 나오고 첫 점은 개인 접시에 다 나눠주신다. 우리나라는 소고기 먹을 때 등심을 먼저 먹고 안심을 먹지 않나? 아무튼 안심을 먼저 주셨는데 한입 먹고 도라버리는줄 알았다…….. 너 무 맛 있 어….. 진짜 세상에 먹어본 적 없는 고기맛이었다
아니 사진 보니까 또 미취겠네 저 육즙이랑 고기 질 보이세요? ㅠㅠ 엉엉 나 운다 진짜…. 그리고 다들 극찬하는 사이드 스패니치는 난 쏘쏘였다 매시드포테이토 승… 아니 그냥 토마토 양파 승… 아 현기증 나… 이 다음부턴 먹느라 사진이 없는데 진짜 저세상 스테이크맛이었다…
피터루거 시그니처 초콜렛이 나오는 순간 을매나 아쉬운지… 스테이크하우스 가면 나는 매번 다 못 먹어서 포장해왔는데 여긴 다 먹고 더 먹을 수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고… 배는 부른데 그 맛이 이제 입에 없다는게 너무 아쉬울 지경이었다… 먹는데 엄마 아빠 언니 형부 온갖 가족 생각 다 나고 다 뉴욕으로 데려와서 이거 먹여서 널리 알리고 싶은 홍익인간 정신이 살아나는 맛이었다. 진짜 널리 이롭게 하는 맛임…
그래서 몇 달 후 다시 찾아간 피터루거 아조씨네…
정통한 소식통에 의하면 피터루거 런치에만 먹을 수 있는 버거가 있다고 해서 이번엔 런치로 예약했다.
표정은 밝아보이지만 버거 영접 전 긴장 초조 배고픔
괜히 콜라도 귀여워보인다며 찍어보고…
찾았다 내사랑 내가 찾던 사랑~ 난 사실 이거 먹고싶어서 또 온 것도 있다..^^.. 집에서 잘라먹으라규요? 그 맛이 안 나는게 나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요… 이 날은 피터루거 스테이크 소스도 사왔다. 그 소스가 있으면 이 맛을 재현할 수 있을까? 싶어서… 아직 시도는 안해봤으나 곧 해 볼 예정…
하이 베이컨 롱타임노씨 오늘도 여전히 맛있넹 이미 베이컨과 토마토양파에서 만족감 100%라 메인메뉴 안 먹어도 되겠다는 멍청한 생각을 해보며… 경건한 마음으로 버거를 기다렸다.
아 맞다 런치에도 빵은 주심 근데 이 빵 절대 먹지 마세요 버거 절대 다 못 먹음…
미디엄의 버거 등장! 스테이크는 핫플레이트에 엄청 뜨겁게 나와서 미디엄레어로 했었는데, 버거는 그런게 아니라 미디엄으로 주문했고 아주 옳은 선택이었다. 프라이는 일행마다 하나씩 절대 다 못 먹으니 여러 명이서 하나 주문하길 권함… 프라이 먹을 여유가 없다 솔직히 패티가 너무 두껍고 실해서 배가 너무 불러버림.. 그리고 치즈 추가는 강추임니다!!!!
아무튼 뉴욕 여행 시 최소 두 번은 가야 원통하지 않을 피터루거 스테이크하우스 포스팅이었습니다. 그럼 안뇨옹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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